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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i] AMM이란 무엇인가?

연우(Ian) 2022. 7. 25. 15:42

 

원활한 금융 활동에 있어 유동성(Liquidity)은 필수입니다. 유동성이란, 개인 또는 기업이 특정 자산의 가치를 최대한 변동시키지 않으면서, 해당 자산을 수월하게 구매하거나 판매하는 시장의 특징을 의미합니다. 유동성이 가장 높은 자산은 바로 ‘돈’, 현금이겠죠. 제가 가지고 있는 1,000원은 다른 사람의 1,000원과 어떠한 가치 변동 없이 바로 교환이 가능할 테니까요.

이번에 알아볼 것은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유동성입니다. 암호화폐 시장의 대부분은 유동성이 낮은 편에 속합니다. 아직은 미성숙한 블록체인 산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나 내재적 가치가 불안정한 암호화폐가 많기 때문이죠. 유동성이 부족한 자산은 거래하는데 비용(암호화폐 시장에선 비용과 슬리피지)이 많이 소모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DeFi는 어떻게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을까요?

이번 글에선 DeFi 서비스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활용되고 있는 AMM(Automated Market Maker, 자동화된 시장 메이커)의 개념과 작동 원리, 필요성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AMM의 개념

1. 중앙화 거래소(CEX, Centralized Exchange)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법

우선 AMM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거래소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기존에 우리가 암호화폐를 거래할 땐 CEX, 즉 업비트나 바이낸스, FTX 등에서 코인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과 팔고자 하는 사람들에 의해 가격이 결정됐습니다. 이들이 거래하고자 하는 수량, 가격 등을 등록하고 각자의 오더가 매칭되기를 기다리는 방식인 거죠.

Binance BTC/USDT Order Book

위 사진은 바이낸스의 오더북입니다. 녹색(좌)은 코인을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적색(우)은 팔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예약매도/매수를 설정한 사진입니다. 코인을 사고 싶은 사람은 최대한 저렴하게, 팔고 싶은 사람은 최대한 비싸고 팔고 싶기 때문에 이런 그림이 나타나는 거겠죠? 앞서 설명했듯이, 사고자 하는 사람과 팔고자 하는 사람의 수량과 가격이 매치되는 지점, 그 지점이 곧 거래가 체결되는 시장가(market price)가 됩니다. 이렇듯 CEX에선 가격이 오더북에 기초해 거래가 진행됩니다.

 

2) 탈중앙 거래소(DEX, Decentralized Exchange)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법

CEX와 달리 DEX에선 거래소 내에서 유저 간 직거래 형태, P2P 형태로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코인의 통제권이 거래소가 아닌 온전히 소유자에게 있는 것이죠. 하지만 DEX에는 코인의 가치를 평가하는 오더북이 없어 거래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MM(Automated Market Maker)이 사용됩니다. AMM은 DEX 프로토콜의 일종으로 DEX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의 가치를 결정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수학 공식을 통해 코인의 거래 가치를 자동으로 부여하고 유동성도 자동 조절해주는 것입니다. CEX에서 사용하는 오더북이 아닌 유동성 풀(Liquidity Pool)을 기반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죠. 대표적인 예로 유명한 DEX 중 하나인 Uniswap에서 AMM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AMM에서 사용되는 수학 공식은 프로토콜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Uniswap의 경우 x * y = k를 사용합니다. X는 유동성 풀 안의 한 토큰의 수량, y는 다른 토큰의 수량을 의미합니다. 이 공식에서 k는 고정 상수로 이를 통해 풀의 전체 유동성은 언제나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AMM의 거래 방식은 스마트 컨트랙트와 이용자 간의 거래로 판매자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AMM의 스마트 컨트랙트 안에서 유동성은 유동성 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라고 하는 다른 이용자에 의해 공급되어야만 합니다. 유동성 공급자는 유동성 풀에 자금을 추가하고, DeFi 프로토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가로 수수료의 일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럼 이해가 쉽도록 유동성 풀에 대한 쉬운 예시로 같이 알아보겠습니다 😊

이미지 출처: flaticon 'apple icon', 'strawberry icon'

예시) 유동성 풀에서의 사과와 딸기

Uniswap의 공식을 예로 들어 유동성 풀 안에 사과 200개와 딸기 200개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사과가 x, 딸기가 y라고 했을 때, x*y=40,000이 됩니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사과와 딸기의 수량을 곱한 값은 40,000이 되어야 하는 거겠죠?

 

문제 1.

50개의 사과를 가진 S는 사과를 딸기로 교환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S는 유동성 풀에 자신이 가진 50개의 사과를 넣었습니다. 이로써 유동성 풀에 보관 중인 사과는 총 250개가 되었는데, 이 경우 S는 몇 개의 딸기를 얻었을까요?

먼저 위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사과와 딸기의 수량을 곱한 값은 40,000이 되어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AMM에 설계된 공식 x * y = k에 따라 산출해보면 250 * y = 40,000이므로 y = 40,000 / 250, 즉 160개가 됩니다.

그렇다면 S는 사과 50개를 유동성 풀에 넣고 200–160, 즉 40개의 딸기를 얻었습니다.

 

문제 2.

앞서 S는 40개의 딸기를 얻었습니다. S는 더 많은 딸기가 필요해 다시 한번 50개의 사과를 유동성 풀에 넣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엔 몇 개의 딸기를 얻었을까요?

이번엔 유동성 풀에 사과 300개가 존재하기 때문에 300 * y = 40,000이라는 공식이 떠오르실 겁니다. 하지만 이번엔 y = 133.33 이라는 값이 나오게 되고, 그렇다면 160–133.33, S는 26.67개의 딸기를 얻었습니다.

S는 두 번 다 동일하게 50개의 사과를 넣었지만, 처음엔 40개, 두번째엔 26.67개로 처음과 비교해 13.33개의 딸기를 덜 받은 게 됐는데, 그렇다면 왜 처음과 두 번째에 받은 딸기의 수가 다른 걸까요?

이는 사과와 딸기의 수량 변화에서 기인합니다.

S는 유동성 풀에 사과만 추가해 딸기를 얻었습니다. 이에 따라 사과의 수량은 계속해서 증가했지만, 딸기의 수량은 줄어들었죠. 사과의 수량이 늘었다는 것은 결국 사과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딸기는 수량이 감소했기 때문에 가치가 증가한 것이죠.

이러한 방식으로 AMM은 유동성 풀 내에 존재하는 디지털 자산의 가치를 산출합니다. 또한, S의 경우처럼 특정 자산을 거래하고 싶을 때는 얼마든지 유동성 풀 안에서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습니다. 예시로는 x * y = k 공식을 들었지만, 더욱 복잡한 공식을 사용하는 DeFi 프로토콜도 존재합니다.

다음으로 유동성 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유동성 공급자(이하 LP)는 말 그대로 프로토콜에 토큰을 넣어 유동성을 공급하는 사람들입니다. S의 예시에서 풀에 있던 사과와 딸기도 LP가 공급한 것이겠죠. 이들은 풀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분 비율에 따라 유동성 공급자 토큰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용자의 풀 거래에 대한 수수료도 받을 수 있죠. 하지만 토큰을 공급할 때는 두 토큰을 짝(페어)지어 동시에 공급해야 하고, 두 토큰은 현재 시장 가격을 감안해 1:1의 가치로 똑같이 공급해야 합니다.

유동성 공급자는 수수료 뿐만 아니라, 앞서 얘기했던 유동성 공급자 토큰을 풀별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유동성 공급자는 추가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LP가 만약 이 토큰을 다른 풀에 재투자하고, 그 풀이 공급자에게 또 다른 토큰으로 보상한다면 지속해서 수익을 확대할 수 있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유동성 풀에 더 많은 유동성과 더 많은 풀, 더 낮은 슬리피지를 발생시킬 수 있고, 결과적으로 DeFi 프로토콜의 거래량은 더욱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LP가 더 이상 풀에 유동성을 제공하고 싶지 않을 땐 LP 토큰을 스마트 컨트랙트에 반환하고 제공했던 토큰과 거래 수수료를 돌려받으면 됩니다.

이렇게만 보면 AMM은 공급자에게 무한한 혜택만을 제공하는 것 같지만 단점도 존재합니다. 바로 LP에게 비영구적 손실(IL, Impermanent Loss)이 발생한다는 것인데요. 공급자가 풀에 토큰을 예치한 후 해당 토큰의 가격 비율이 변화할 때 발생하는 일시적인 손실을 뜻합니다. 이때 손실은 자산을 출금할 때 자산의 가치가 예치했을 때의 가치보다 적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격 비율의 변화가 크면 클수록 비영구적 손실도 함께 커지고, 상대적으로 가격 변화가 적은 자산을 포함하는 풀에선 더욱 적은 비영구적 손실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비영구적 손실은 말 그대로 비영구적인 손실로 기존에 예치했던 자산 가격으로 돌아오는 경우 자연스레 상쇄됩니다. 또한, 공급자는 거래 수수료와 부수적인 인센티브로 이러한 비영구적 손실을 상쇄하기도 합니다.


마치며…

AMM에 관해 위에서 얘기했던 내용을 정리해보면 1) AMM은 오더북이 없는 DEX에서 암호화폐의 가치를 결정해준다. 2) 가격 결정은 유동성 풀 안에서 수학 공식을 통해 자동으로 이뤄진다. (유동성 포함) 3) 이용자는 언제든지 쉽게 거래를 할 수 있고, 유동성 공급자는 토큰, 수수료 등 많은 혜택을 얻지만 비영구적 손실이라는 단점을 가진다. 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AMM1) 슬리피지 최소화, 2) 낮은 슬리피지로 인한 가격 변동 가능성 감소, 3) 빠른 거래, 4) 선행매매, 가격 조작 등의 부정행위 방지, 5) DeFi 프로토콜의 유동성 증대, 6) 높은 익명성 등의 다양한 장점을 가집니다. 비영구적 손실이라는 단점은 있지만, 그럼에도 AMM은 DeFi 생태계를 지속해서 생존하게 만들 수 있는 수단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DeFi에서 AMM은 탈중앙화 금융의 핵심으로도 볼 수 있을 겁니다. CPMM, CSMM, CMMM, 하이브리드 CFMM, PMM 등 다양한 형태의 AMM도 존재합니다. 이번엔 전부를 다룰 순 없었지만 차후 포스팅에서 천천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Uniswap, Curve, Pancakeswap과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AMM들을 넘어 앞으로는 더욱 발전된 AMM도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시장은 크립토 겨울이라고 부르는 암호화폐 시장의 불황이 찾아왔지만, 어떤 시대와 산업, 어떤 시장이든 발전과 불황의 사이클은 돌았으니까요. 암호화폐 시장의 성숙과 함께 AMM 또한 발전하고 확장될 것입니다. 특히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거래가 가능한 탈중앙화 금융에 AMM 기술의 적용은 필수적이지 않을까요?

다음 포스팅에선 ‘비영구적 손실(IL, Impermanent Loss)’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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